올바른 자전거 세척... 할 말 많...
아주아주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직접 자가 정비를 하고 또 세척을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봤습니다.
클리트 신발을 처음 신은 게 93년이었지만 첫 대회는 그보다 이전이 91년 인가로 기억이 됩니다.
이상하게 꼭 대회 날이 되면 비가 오던 이상한...... 진흙탕에서 한바탕 라이딩을 하면 자전거가 뻘에 범벅이 돼서
쳐다보기도 싫게 되죠.
집에서는 엄두가 안 나니 바가지로 물을 뿌려 닦기도 하고 어떤 대회에서는 진흙에 범벅이 된 자전거를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 같은 곳에 담가서 닦는 걸 봤습니다. 그런데 김포 쪽 대회라 그 물이 바닷물이었다는........
이 포스팅을 하기 전 해외 포럼에 고압세척에 대한 의견을 쭉 둘러보았는데 반대가 조금 더 있더군요.
고압세척을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자전거에 깊이 알기 전에는 이렇게 시원하게 고압으로 쏴주었지요.
비 오는 날 라이딩을 하면서 진흙이 범벅이 된 자전거를 가지고 강에 점프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세척용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렇게 진흙에 범벅이 된 건 물로 세척하는 방법이 가장 깔끔하고 좋기는 합니다. 단 그 물이 고압이나 고압이 아니냐에 자전거의 컨디션이 달라지는 걸 아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위 사진같이 산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눈비를 맞고 라이딩을 해서 이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밖에서 호스로 대충 큰 흙을 닦고 대충 기름을 발라주고 마무리했는데 그 써 그럭 거리는 느낌이 영 좋지 않습니다.
분명 라이딩한 길은 그냥 건조한 흙길이었는데 이렇게 먼지가 달라붙듯 구석구석에 흙이 묻었습니다.
불쌍한 카논데 일...
시원하게 물로 닦아주었는데 보기에는 깨끗해 보이지만 그 특유의 써 그럭 거리는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분명 일반 고압도 아닌 호스로 흘리듯 닦았는데도 말이죠.
해외 포럼에서도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비비니 헤드 쪽에는 고압으로 쏘지 말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며칠 전 방분 하셨던 분의 크랭크를 돌려보니 미세하게 써 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크랭크를 분리하고
비비드 보니 딱 이 부분
요 틈 사이로 미세한 흙가루가 들어가서 맷돌에 갈리듯 서그럭 서그럭 소음이 났습니다. 고압으로 자전거를 전체적으로 세척을 하고 특히 복잡한 모양의 크랭크라면 더 지저분하기 때문에 고압호스를 더 많이 쏘게 되는 부분입니다.
흙이 외부에 있더라도 고압의 호스로 불어냈다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저 틈으로 흙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모든 회전 부위가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심지어 브레이크의 속선에서도 그 특유의 뻑뻑한 써 그럭 거림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물속에 자전거가 푹 담겼다가 만졌을 때는 더 심했습니다.
비배 쪽에 물이 고여있던 적도 있었고 비가 오는 날 라이딩을 했을 때 노면에 있던 물이 튀어서 싯 포스트를 타고 비배 쪽으로 흘러들어갔을 뿐인데 그 물이 미세한 흙이 같이 들어와서 비비 쉘 안쪽에 고여있는 것도 봤습니다.
단순하게 프레임 외부를 닦는 건 상관이 없지만 물이 내부로 들어가는 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세한 흙가루가 회전 부위인 베어링 쪽에 들어가면 더 곱게 갈리면서 베어링이 손상이 될 수도 있고 회전 시 느낌이 부드럽지 않게 됩니다.
그럼 스팀세차는 어떨까요? 열이 직접적으로 자전거에 닿지 않고 고압의 느낌이 아닌 거리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이 묻으면서 흙가루가 흘려 내려갈 정도로..... 하지만 스플 라켓이나 체인 기름에 찌든 곳은 스팀이 가까이 가야 열과 고압으로 떨어질 겁니다.
체인이나 스플 라켓, 크랭크는 분리해서 스팀을 가까이하고 세척하는 거라면 괜찮을 겁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회전하는 부분은 조심해야 합니다. 분해 없이 장착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조심해야 합니다.
해외 유명 팀 미케닉도 고압이 아닌 일반 호스로 물이 졸졸 나오게 하고 전용 샴푸로 전체 세척을 하고 헹구고
끝내더군요. 너무 대충 한 것 같은......
자전거에 손상이 안되게 세척하는 방법은
1. 최소한 앞뒤 바퀴는 분리할 줄 알아야 합니다.
2. 흙이 범벅이 된 상태라면 분무기로 흙들이 아래로 흘려서 떨어지게 물을 살살 뿌려줍니다.
3. 흙이 흘려내려가면 그냥 먼지같이 흙 자국이 남아있을 겁니다. 그건 물티슈로 닦아줍니다.
4. 바퀴는 분리해서 물로 닦아주고 중성세제 (주방 세제)에 부드러운 수세미로 허브와 스포크, 림을 구석구석
닦아주세요. 스플 라켓을 따로 닦을 겁니다.
5. 이제 체인과 스프라켓 크랭크 드레 힐러를 닦아줄 겁니다. 체인 링크가 있다면 체인을 분리해 주세요.
6. 체인이 장착된 상태라면 못쓰는 칫솔에 세척액을 이용해서 닦아줍니다. 안 쓰는 천도 있으면 좋습니다.
천 또는 물티슈에 세척액을 묻히고 구석구석 닦아줍니다. 직접 세척액을 뿌리는 건 조심해야 합니다.
회전 부위에는 베어링이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세척액이 그리스를 녹이게 되면 묽어지면서 그리스가
마르게 됩니다. 그래서 세척액을 직접 뿌리지 않습니다. 스플 라켓은 치실질하듯 세척액에 젖은 천으로 닦아주면
쉽게 닦이게 됩니다.
7. 세척이 끝났다면 체인 오일을 바르고 전체적으로 변속을 해주고 볼트류는 wd 40 같은 방청 약을 면봉에
묻혀서 코팅해 주듯 발라줍니다. 유광 프레임이라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물 왁스로 한번 닦아주면 새 자전거 같
은 기분이 날 겁니다.
7. 자전거에 가장 부담이 안 가는 방법이지만 시간은 좀 걸린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자전거를 아끼는 분이시라면
그 시간마저도 즐거우실 겁니다.